"학생들이 망원경으로 달을 관측하면 신비롭다는 말과 함께 치즈의 표면처럼 움푹 패인 구덩이(crater)를 보고 저게 뭐냐고 묻습니다. 그냥 우리가 육안으로 보는 것처럼 매끈하지 않으니까요. 그 구덩이를 '운석 구덩이'라고 하는데 운석이 빠른 속도로 달 표면과 부딪쳐 난 흔적이죠. 달에는 공기가 없으니까 풍화작용 등이 없잖아요 그래서 달을 탐사한 암스트롱의 발자국도 아직 있다고 합니다."
영주과학교사모임의 회장을 맡고 있는 영주여고 김종환 교사(45)의 말이다. 그는 지난 99년 4월 창립된 영주과학교사모임의 창립 멤버로 지난해 회장으로 추대됐다.
이 모임은 영주지역 공사립 중·고등학교 과학교사 및 초등교사 40여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방학을 이용해 여름에는 과학캠프를 겨울에는 천문 캠프를 매년 열고 있다.
그는 "학생들이 따분하고 어렵게만 생각하는 과학을 과학교사들의 상호 교류 정보교환 등을 통해 재미있고 흥미로운 과목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는 소박한 뜻에서 지역내 과학교사들이 자율적으로 모였다”며 “첫해 개최한 청소년 과학캠프와 나일성천문관 견학 및 강연 청취 등의 호응도가 좋아 행사가 많이 커졌다”고 모임의 성격을 설명했다.
그동안 8회에 걸쳐 실시된 과학캠프에는 1천600명의 중고생들이 참가해 탐구력과 창의력을 길러주는 다양한 실험을 했고 7회에 걸쳐 실시된 천문캠프에는 1천 400여명의 중고생들이 참가해 천문학에 대한 새로운 체험학습을 가졌다. 천문캠프의 경우 점차 외형이 확대돼 일반시민들과 함께하는 행사로 발전되는 등 그 호응이 매우 크다.
오는 20일과 21일 경북전문대학에서 1박 2일간의 일정으로 아홉 번째 '청소년 과학캠프'를 연다. 이미 우리지역 중고생 210명이 참가신청을 했다. 이 캠프에 처음 참가하는 고등학생이나 중학생들은 주로 태양의 주위를 공전하는 수성 금성 등 행성을 관측하고 고등학생은 은하 안에 있는 성간 물질의 구름인 성운(星雲)을 관측하게 된다.
“최근 국제 천문연맹에서는 명왕성을 행성에서 제외 시켰죠. 행성의 기준은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충분한 질량을 가져 정역학적 평형상태(구형)와 자신의 공전궤도에서 지배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명왕성은 자신의 궤도에서 지배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는 천체로 분류되었기 때문입니다."
경북과학교사모임의 총무이기도 한 그는 경북도 지원사업으로 지역을 돌면서 청소년과학마당을 개최하고 있다. 영주에서는 지난 4월 24일 청소년과학마당이 열렸고 이달 4일 울진 원자력 발전소에서 청소년과학마당이 개최됐다.
“그날 영주서 출발하는데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거예요. 울진을 도착해서도 궂은 날씨는 계속됐죠. 학생들과 많은 학부모님도 계신데 기가 막혔죠. 실내해서 하는 씨앗날리기, 자이로휠 등 실내수업을 하고 저는 밖에서 다른 선생님들과 망원경을 설치했습니다. 처음엔 금성이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하더니 토성 목성 등 많은 별들이 보이는 거예요. 아! 그때의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죠."라며 지금도 그때의 감격이 되살아나는 듯 흥분된 어조로 말을 잇는다.
그는 “과학 교사모임의 활동이 교사들의 실험능력과 전문성 신장은 물론 지역 청소년들에게 과학에 대한 희망을 심어주고 탐구력 향상과 창의력 신장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과학 교사들에 의한 과학 캠프, 천문 캠프는 아직까지 많이 실행되고 있지는 않지만, 이러한 활동이 전국적으로 이루어지고 체계화되어 발전한다면 과학의 미래는 밝다”며 “앞으로도 지역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과학 활동을 통해 과학의 대중화에도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경북대학교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현재 안동 교육대학원에 재학 중인 그는 3년 전부터 야학(영주청년학교)에 나가 만학도들에게 과학과 물리를 가르치고 있다. 가족으로는 영주중학교에서 특수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이미영씨와 91년 결혼해 영주여중과 영주중학교에 다니는 남매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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